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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Learn Foreign Languages

원서와 번역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by FarEastReader 2019.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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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로부터 입수된 Eli Digital Creative님의 이미지 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역시 '읽기'이다. 원서를 대량으로 읽는 것만이 깊고 수준높은 언어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무슨 언어든 기준은 일단 100권이다. 대략 100권을 넘어가면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해당 언어로 책을 읽는 데 큰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생기지 않게 된다. 100권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주 신기하게도 그 정도 읽고 나면 독서를 통해 언어 능력 (어휘, 문법) 을 계속해서 향상 시킬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되고, 쓰기와 말하기에서 모두 책에서 읽은 문장을 활용하기 시작하게 된다. 물론, 100권은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어로 읽은 책의 권수를 생각해 보라. 아니면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면, 한국어로 읽는 속도와 외국어 속도를 비교해보라. 그러면 자연히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일것이다.

 

이미 100권 이상 원서를 읽어서 원서를 잘 읽게 되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원서를 읽을 때 어떻게 읽으면 그 고통과 노력을 줄일 수 있을 지가 역시 고민스럽다. 설령 100권 이상 읽었다고 해도, 더 수준 높은 문학 (문학이 비문학보다 언어/문화적인 측면에서 훨씬 어렵다)이나, 특이한 문체를 사용하는 서적 (철학 등)을 어떻게 읽어 나감에 있어서 무턱대고 읽는 것 말고 뭔가 조금 더 지혜롭고 효율적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이에 대해서는 '번역서를 지혜롭게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해외 서적의 번역이 매우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나라이다. 세계의 주요 문화권에서 출판된 베스트셀러 중 많은 책들이 다소 시차는 있어도 꾸준히 번역되고 있고, 그 수준도 예전과 달리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번역서를 무시하고 무조건 원어 독서만 고집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경험적으로 터득한 번역서를 활용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일단 책의 난이도를 파악한다. 원서를 조금 읽어 보든가, 번역서를 통해 문체나 내용을 가늠해 본다

2. 책의 난이도가 쉽다라고 느껴지면, 당연히 원서를 읽는다

3. 책의 난이도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이제 고민이 좀 필요하다. 번역서의 활용을 아래의 두가지 옵션 중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 A. 먼저 번역서를 빠르게 읽고 나서 원서에 도전할 것인가

 -> B. 먼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원서를 읽고 나중에 번역서를 읽으며 내용을 재정리 할 것인가

 

A. 는 독해실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번역서를 읽고 나서 원서를 읽으면 대체적으로 표현이나 구문이 잘 들어온다. 이미 내용을 파악한 상태에서 그 내용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가 눈에 들어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단점이 있다. 자꾸 이 방법에 의존하면 번역본을 미리 읽기 전에는 원서에 도전하기를 꺼리는 겁쟁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B. 는 시간이 많고 언어를 본질적으로 늘리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원서를 무작정 읽기 시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나중에 번역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심리적 보루를 확보함으로서 원서를 읽는 공포감을 없애는 수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방법은 결국 언어 자체의 실력 향상 및 내용 파악 능력을 기르는데 엄청난 시간과 시행착오를 요구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단하다. A나 B에 고집을 하지 않으면 된다.

즉, 한번은 A, 한번은 B의 방법을 이용해서 교차적으로 책을 읽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아래의 세가지 패턴을 섞어서 해 나가면 된다. 세 옵션의 비율은 사람에 따라 다를 텐데, 얼추 2:1:1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0. 그냥 원서를 읽어도 문제가 없는 자기 수준에 맞는 책, 

A. 번역서 먼저 읽고 원서 읽을 책 

B. 원서 먼저 읽고 번역서를 읽을 책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책값도 많이 들고 읽을 수 있는 책의 권수는 줄어들지만, 책을 깊게 읽을 수 있다는 점 (기본 2회독)과 한국어와 외국어 실력을 동시에 상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향후 번역을 해 보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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