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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s

文明,现代化,价值投资与中国 (문명, 현대화, 가치투자와 중국) by 李录 (국내미번역)

by FarEastReader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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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2023.12.30.)부터 오늘 (2024.3.23)까지 하루에 꾸준히 4~6페이지 정도를 읽어서 드디어 완독했다. 총 467페이지 정도의 책을 정말 힘들게 읽었다. 중국어 실력이 아직은 미천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어 낸 것에 대해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이 책의 저자 리루 (李录, Li Lu)는 미국의 Himalaya Capital의 창시자이자, 얼마전 타계한 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의 찰리 멍거 (Charlie Munger)의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천안문 운동의 주동자로서 중국에서 추방된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의 가치투자를 접한 후 스스로 히말라야 캐피탈을 설립하여 같은 방식을 철저히 따라서 큰 성공을 거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리루에 대해서는 아래 동영상이 참고할 만 한데, 재미있는 인물이니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

 

https://youtu.be/i5p-cZ80eoo?si=AUD7mHKNAs1s6Bhq

@YouTube

 

리 루에 대해서는 아래 블로그의 글도 매우 훌륭한 요약을 제공한다.

https://blog.naver.com/thegeneralfox/223277440299

 

[번역] 믿기 힘든 실화, 투자자 리루의 일대기(FT)

* generalfox: 리루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리루에게는 성공한...

blog.naver.com

 

이 책의 제목은 매우 거창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꽤나 명료하고 또 단순하다.

 

이 책은 리루가 기고한 여러 글, 강연, 그리고 책의 서문 등을 총망라한 책으로, 리루가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형성, 중국의 현대화 과정 및 미중패권전쟁 이후 중국의 향방, 그리고 가치투자에 관한 경험을 꽤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먼저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형성은 서양의 지배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양이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신대륙 (즉 미주대륙)을 빨리 발견할 수 있었고, 여기서 확보한 생산력 (농업 생산력과 토지의 증가)을 바탕으로 과학혁명과 생산혁명을 일으켜 대서양 경제권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거대 단일 시장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여 자본주의의 폭발을 일으킨 것이 현대의 서양 지배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의 현대화는 역시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이 가장 큰 공을 세웠고, 이것을 일본-한국-대만에서 이미 성과를 크게 거둔 개발독재 방식으로 공산당이 매우 효과적으로 추진했기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일 것이다. 참고로 리루는 천안문 사건 당시에는 반정부인사였지만, 현재는 중국 정부에 그다지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중패권전쟁 이후의 중국이 어떻게 될 것인가 (2019년, 2020년정도의 관점으로 보인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면서, 미국과 서방 중심의 자유 자본주의 진영에서 중국이 이탈할 일은 없을것이라고 예측한다. 리루는 이 지점에서 'Why Nations Fail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와 같은 서구의 책에서 흔히 나오는 논쟁, 즉 "독재 전체주의 정권은 결국 창의성과 자유를 말살하기에 경제 발전에 실패한다"라는 논의를 정면 부정한다. 그는 이것이 서구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고 하며, 경제의 발전은 시장만 자본주의 룰을 따르며 세계 시장에 편입되어 있고 이탈되지 않는 한, 정치 체제가 어떻든 간에 가능하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나는 리루의 이같은 주장은 결국 틀렸다고 본다. 여기서 리루는 Skin in the game, 즉 직접 중국에 있으며 중국을 경험하는 것도 아니면서 (skin in the game은 자기도 이해관계를 걸고 직접 당사자로 참가한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매우 부유하고 힘있고 잘나가는 사람들 (즉 Warren Buffet이나 Charlie Munger 및 수많은 미국 자본가 및 정치가)과 행복한 생활을 하면서 "나는 100% 중국인이자, 100% 미국인 (책 속에서 이 표현은 상당히 여러번 나온다)" 같은 형용 모순 같은 소리를 하며 이상론을 펼치는 데 불과하다고 본다. 리루는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야 한다. 과연 그가 운용하는 Himalaya Capital은 중국에서 같은 형태로 가능했을까? 그가 중국에서 사업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커녕 이런 자유와 향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애초에 Himalaya Capital은 중국에 operation 조차 없다.  성인이 되어 20대 이후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인인 리루가 "나는 100% 미국인이자 100% 중국인"이라고 스스로 믿는다면, 오히려 100% 미국인 이라고 스스로가 믿게 하고, 발언하게 하는 미국 사회의 포용성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찰해야 한다. 리루는 만약 어떤 미국인이 갑자기 중국에 가서 어떻게 주식투자를 성공시켜서 큰 부자가 된 다음에 "나는 100% 중국인이자 100% 미국인"이라고 주장하면, 1) 중국인들이 그를 중국인이라고 인정해 줄 것인지에 대답해야 할 것이고, 2) 또 100% 미국인이라고 주장하는 나에 대해서 반민족, 반국가 분자라고 몰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가치투자에 대해서 리루는 천재적인 재능과 열정을 가졌다. 그는 정말이지 워렌 버펫 (Warren Buffet)이나, 찰리 멍거 (Charlie Munger)급의 성과와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의 투자 사상과 관점은 이미 수많은 서적은 물론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워렌 버펫 류의 가치투자와 정말 다르지 않다. 다만 그는 좀 더 과감히 미국 외의 회사들에서도 이러한 기회를 찾고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미국 회사는 물론, 한국 회사에도 적극 투자하여 큰 돈을 번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있어서 정말이지 누구보다 철저히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의 가치를 깊이 평가한다. 

 

리루는 결코 돈을 버는 것이 쉽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식으로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 시장이란 결국 주식 투자자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사고 파는 '주식 거래자'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빨리 이해하고, 주식 시장의 가격에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즉, 주식 시장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주식은 본질적으로 기업의 소유권이라는 것을 깨닫고, 좋은 기업의 주식을 소유할 목적으로 샀다가, 가격이 충분히 오르면 그때야 말로 주식시장에 가서 '주식 거래자'에게 파는 것이 바로 주식으로 돈을 버는 왕도라는 것이다. - 어쩌면 매우 흔한 이 지혜를 어떻게 관철하고 유지할 것인가가 바로 어려운 점이다. 바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어쩌면 리루는 역사 (현대화의 역사), 중국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세상과 사회를 보는 눈, 그리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을 길게 설명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고, 앞으로의 세계를 예측하여 오를 기업을 소유하는 것, 그리고 그 때 시장 가격에는 흔들리지 않으며 뚝심있게 지켜 볼 것 - 이 원칙이 가져다 주는 부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것이 바로 이 재미있는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아래 블로그가 정말 훌륭한 리뷰를 제공하고 있기에 링크를 인용한다. 이 블로거는 외국어도 잘하고 정말 훌륭한 사람인 것 같다.

 

https://blog.naver.com/salmonic/223033596004

 

[중국어원서] [상편] [리 루/히말라야 캐피털] 文明、现代化、价值投资与中国 문명, 현대화, 가치

* 중국어판 킨들(간체) 및 구글 플레이북(번체)으로 읽었습니다. 아직 영문 및 한글 번역판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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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중국어를 아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영어가 가장 중요한 것은 리루도 인정 하는 것이고, 사실 영어만 잘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는 지금 '한국'에 살고 있다면 중국어나 일본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울 수 있고, 특히 중국어나 일본어 모두 각자 매우 거대한 세계를 구성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어차피 해야하는 영어에 더해서, 조금만 자발성과 적극성을 발휘한다면 꼭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울 것을 추천한다. 

 

특히 앞으로의 세계를 고려한다면, 일본어보다 중국어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중국어는 어찌 되었든 세계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고, 이들이 만드는 시장은 결국 세계 시장에서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리루가 베팅하는 것도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중국 공산당의 치세가 지속되든, 그렇지 않든, 결국 중국은 예전처럼 완전히 고립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의 치세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도 한 것이다.

 

 

중국에 대해 이해하고, 세계사를 이해하면 지금의 세계가 또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한국에 있지만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려 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미국이나 그 경쟁자 중국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를 민감히 파악하고, 그 이해를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때 생존 가능성이 높고, 또 더 나아가 번영할 수 있을지를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은 어쩌면 그 생존과 번영을 위해 동반자가 되거나, 아니면 위험을 함께 헤지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래서 중국의 관점과 중국의 시각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도 중국어를 배우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앞으로 번역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먼저 리루가 이 책의 번역을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을 것 같고, 그가 실력 (언어 실력 뿐 아니라 금융, 인문학, 과학적 소양 모든 면의 지식 및 사회적 성공수준)을 인정하는 사람에게만 번역을 허락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이 흥미롭기는 해도, 어쩌면 이 책은 중국 및 중국공산당에 대한 희망적인 관점을  제외하면 서구의 역사관과 가치투자의 지혜에서 크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AI와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유발 하라리의 저작인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넘어서는 새로운 지혜를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굳이 번역까지 해서 이 글을 참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리루의 존재를 알아야 하고, 이러한 중국계 미국인이 얼마나 높은 성취를 거두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류의 성공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금융계와 산업계에서 이런 큰 성취를 거둔 영웅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중국이라고 하면 무조건 낮춰보고 깔보는 관점도 이제 정말 바뀌어야 한다. 솔직히 최근에 읽은 한국인 저자의 그 어떤 책보다 가장 밀도가 높은 책이었다. 

    

文明,现代化,价值投资与中国 (문명, 현대화, 가치투자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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