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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s

穷查理宝典(Poor Charlie's Almanack: The Wit and Wisdom of Charles T. Munger) by Charile Munger (국내 미번역)

by FarEastReader 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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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8일 타계한 찰리 멍거의 책 Poor Charlie's Almanack은 영문 원서와, 중국어 번역판 밖에 없다. 이 책을 쓴 찰리 멍거의 박식함과 높은 자존심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자신의 책을 제대로 번역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으면 아마 허락조차 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중국어 번역본은 찰리 멍거가 신뢰하는 리루 (李录)가 서문을 쓰고 번역의 감수에도 참여하였기에 허락하 것 같다.

 

리루와 그의 책에 대해서는 아래 review를 참조하여 주기 바란다.

 

2024.03.31 - [Book Reviews] - 文明,现代化,价值投资与中国 (문명, 현대화, 가치투자와 중국) by 李录 (국내미번역)

 

文明,现代化,价值投资与中国 (문명, 현대화, 가치투자와 중국) by 李录 (국내미번역)

연말 (2023.12.30.)부터 오늘 (2024.3.23)까지 하루에 꾸준히 4~6페이지 정도를 읽어서 드디어 완독했다. 총 467페이지 정도의 책을 정말 힘들게 읽었다. 중국어 실력이 아직은 미천하지만, 그래도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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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영어: Berkshire Hathaway Inc.)와 워렌 버핏 (Warren Buffet)의 투자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개인적으로 지적인 삶을 영위하며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가운데 물질적으로도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찰리 멍거의 강연과 기고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들은 70년대에 쓴 것부터 2010년대에 쓴 것까지 폭 넓은 시간대에 걸쳐 발표되었으나, 찰리 멍거의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은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합리적이고, 늘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하기위한 역사적, 과학적, 심리학적 근거를 추구하는 점이 훌륭했다. 그리고 단 한가지 학문에만 얽매이지 않고, 여러 학문의 사고 방법, 문제 해결의 접근법, 그리고 학문적 성과를 모두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상호검증, 상호 참조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과 관점을 얻어 내는 점이 매우 인상깊었다.

 

사실 찰리 멍거의 생각이나 그의 철학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버크셔 해서웨이의 압도적인 성공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찬양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단순히 찬양 일변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찰리 멍거는 어떤 실패를 했고, 또 어떻게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을까를 알아가고 싶었는데, 그건 이 책을 읽는 것 만으로는 쉽지 않았다. 초기 결혼에 실패했던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변호사업도 성공적이었고, 투자조합도 성공적이었으며, 나아가 2차대전 중 군대도 편하게 다녀오고 (기상학 연구 같은 보직을 받아서 군대 징집 후 대학만 다니다 끝났다), 거의 모든 면에서 아주 스무스한 인생이었던 것 같다. 오히려 투자 업 성공 후 백내장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것 정도가 커다란 역경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행운아가 매우 훌륭한 환경 속에서 마음껏 성장해 나가면 얼마나 잠재력을 키울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권 이었다. 게다가 워렌 버핏같은 훌륭한 사람을 파트너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매우 부러웠다. 자기가 있고 싶은 곳에 있으면서, 완전히 상대방을 신뢰하면서 마음껏 의견 개진하고 사업을 승승장구 하도록 키워낼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해 본다.

 

거꾸로 왜 우리나라는 이런 인물이 나올 수 없을까를 생각해 본다. 미국이니까 가능하다고 간단히 말하면 될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과연 그럴까?라고 묻고 싶고, 진짜 이런 것이 가능하게 한 문화적, 사회적, 또 교육적 맥락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생각이 들게 한 책으로는 Peter Thiel이 쓴 Zero To One이 있었다. 확실히 미국에는 생각과 인식의 지평을 크게 넓혀주는 무언가가 있다고 본다. 일종의 호연지기를 양성할 수 있는 문화같은 것 말이다.

 

2023.12.23 - [Book Reviews] - Zero to One (제로 투 원) by Peter Thiel (피터 틸)

 

최근 중국어로 된 글을 종종 읽고 있는데, 그 와중에 접하게 된 책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 자신도 나름 박식을 추구하던 사람이었는데, 역시 이런 압도적인 수준의 사람을 접하고 그에게 이렇게 숨막힐만큼 대량으로 지식과 교양을 주입당하고 나면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초라하고 또 나태한가를 반성해 보게 된다.

 

인생이 참으로 짧고 또 한계가 명확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정말 최전선의 좋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찰리 멍거가 지적하듯 진실한 의미의 마법같은 깨달음의 순간 - loollapalooza는 어쩌면 최적의 조건 하에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더 나아지려는 부단한 노력에서 나타나기 쉽다는 것을 생각해 보며 일말의 희망을 찾아 본다.

 

틀에 박힌 엘리트주의나 모범생주의가 아니라 정말 자유롭게 진실을 추구하고, 그 진실로 세상을 이겨 내고 자신이 하는 일에서 승리를 거둔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뛰면서도 스스로가 타협해 온 것들이 부끄러워 견디기 어렵다.

 

예전만큼 순수하게 몰입하기 어려울지언정, 그래도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힘을 내 보아야겠다.

 

穷查理宝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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