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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s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의 통치체제 by 조영남

by FarEastReader 2026.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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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중국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조영남 교수가 있다. 이 분이 쓴 책 중에서 예전 2012년에 민음사에서 출판된  '용과 춤을 추자'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다. 그 해 시진핑 정권이 들어오게 된 18대 전인인대 (全人人代) 이후 중국이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게 되면서 나는 중국 공산당에 큰 실망을 하게 되어 중국에 대한 공부를 멈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도 지난 14년여간 나이를 먹어가고, 또 여러 경험을 하게 되면서 다시 중국과 중국정치에 대해서도 좀 더 이해를 하게 되었고, 그러던 와중에 이 조영남 교수가 3권으로 된 중국의 통치체제 시리즈를 출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두꺼운 책을 3권이나 진지하게 읽을 여유가 없어 그냥 미루어두고만 있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정치체제에 대해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어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한 번 서점에 나갔다가, 조영남 교수가 위 3권의 '중국의 통치체제' 시리즈를 한 권으로 압축하여 출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중국의 통치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서방세계의 체제 즉, 법치에 의한 자유민주주의국가와는 근본적인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내가 보기에 가장 큰 차이는 먼저, 법치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가 아는 법치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따라서 사법부는 독립되어 있어 별도로 입법부와 행정부를 견제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것이 완전히 다르다. 먼저 공산당이 존재하고, 공산당은 입법, 행정, 및 사법을 모두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입법, 행정, 사법에 있어서 행정과 입법이 사실상 사법부 위에 존재하여 사법은 당과 국가(입법,행정)이 정한 법을 그냥 집행하는 기관처럼 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는 중국 공산정치 체제의 복잡한 세부 보다는 이 본질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두 번째로 큰 차이는 입법부가 당과 국가의 권력을 선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중국은 내각제가 아니다. 그러나 직간접 민주주의도 아니다. 입법부 즉 인민대표회의(人民代表会议)의 절대다수는 공산당에 의해 점유되어 있고, 그 외에 민주당파로 불리는 8개의 합법적 군소정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민대표회의는 전국인민대표회의는 물론 성급(省級) - 지급(地級) - 현급(縣級) - 향급(鄕級)에도 각 설치되어 있지만, 이런 지방 의회에서도 설령 직선제로 대표를 뽑는다 해도 사실상 입후보를 아무나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입법부 역시 당이 법을 만드는 기구라고 보는 편히 오히려 정확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정당성을 형식적으로 부여받는 기구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점을 인식한 후, 중국의 정치체제를 보면 왜 중국이 당-국가 관계에 그렇게 집착하고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는지, 왜 시진핑 주석은 18대 전인대 이후 당을 국가 위로 올려 놓는 '당의 영도를 분명히 하는' 체제 확립에 힘을 쏟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중국의 체제에 대해 일당독재다, 혹은 현재의 경우 시진핑 주석 개인의 1인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 더욱 공산당의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단순한 비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중국에는 중국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현재 중국의 성적표가 냉정히 말해 나쁘지 않고 오히려 그럭저럭 좋다고 보기 떄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공산당원이 되어 올라가는 과정에서 실시한다는 여러 교육과정, 감시와 처벌, 그리고 세뇌에 가까운 공산당 간부 교육과정 (일정 지위의 간부가 되면 당교에 입교해서 몇 달씩 합숙한다고 한다. 상당한 고위직이 되더라도)을 보면서 일종의 반감을 느꼈다. 어쩌면 중국의 체제는 여전히 유교적 관료주의의 한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중국의 방식에 대해 가치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유교적 관료주의의 이상은 정말 현재의 중국공산당이 실현해 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능력있고, 철저히 감시받고, 투철한 이념적 관념과 준법의식으로 무장한 엘리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는 효율적인 국가체제... 이것이 아마 중국이 도달하고 싶은 경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확실히 자유는 억압되고, 또 즐거움은 사라진다. 오직 권력과 정당성, 그리고 정치력과 전문능력만 살아 남는다. 그게 결코 나쁜일은 아닐것이다. 오히려 그게 기관으로서의 권력이 지향해야 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중국의 실험이 성공하면 어쩌면 다른 많은 체제들도 중국의 통치체제를 모방해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치 순수 공산주의 이념이 사실상 속절없이 실패한 것처럼 (이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실패로 끝났다), 이것이 과연 인간에게 가능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이를 극복한 초인들로 채우고 한없이 감시하며 권력투쟁 및 실적 경쟁을 시키는 것이 과연 건강한 통치체제일까? 엄청나게 큰 인구와 국토의 국가가 (생각해 보라. 중국인은 여전히 세계의 1/5이다) 작게는 단 한명, 또는 7명의 상무위원, 아니 더 크게는 결국 공산당 1개 당으로 완전히 중앙집권적으로 통치된다는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런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는 결국 이런 체제는 아무리 체제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각종 테크놀로지로 효율성과 고도성을 높여 나간다고 해도 결국 인간 본연의 한계로 인해 내부로부터 잡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공산당은 철저히 부정하겠지만, 그 체제와 통치 이념은 정말이지 현대화된 유교적 전제왕권의 이상적인 형태를 매우 닮아 있다. 과연 현대 중국이 열고 있는 새로운 문명의 틀 - 중국특색 사회주의와 그 통치/정치체제 - 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또 나아가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궁금해진다.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의 통치체제 by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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