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7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 by 오태민 이 책은 기본적으로 본격적인 지정학 서적이다. 달러와 미국 패권이 가져다 준 현재의 번영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에 대한 여러 견해를 소개하면서, 이 달러와 미국의 시대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요인은 바로 지정학 (Geopolitics)에 있음을 강조하는 책이다. 비트코인이 최근 (2023년 10월 이후 1달여간) 반감기를 앞두고 다시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이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지적이고 근본적인 설명을 해 온 오태민씨의 저작에도 관심이 가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원래 그의 전작인 ‘비트코인 지혜의 족보’ 역시 매우 재미있게 읽었고, 또 지정학 역시 내 관심 분야 중 하나였기에 간만에 매우 빠져들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 2023. 11. 14. 중국어는 동화책으로 배우면 효과적이다 중국어를 배워 보면 알겠지만, 제대로 된 발음의 철저한 터득과 함께, 한자에 익숙해 지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겪어야 한다. 그런데 발음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자를 제대로 배우는 게 상당히 힘들다. 왜냐. 사실 중국어도 고급 어휘, 개념 어휘들은 한자들의 '익숙한' 조합이 많고, 따라서 대충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익숙한 조합은 익숙한 글자들의 익숙한 조합을 의미하기 때문에, 발음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생활에 쓰이는 여러 중국어 형용사, 명사, 동사는 중국어라는 말이 한국어랑 완전히 다르다는 특성상 아예 처음 보는 한자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아예 초중고 과정에서 배워본 적도 없는 한자가 나오는데, 문제는 이건 중국에서 살거나 자랐으면 누구나 아는 말이라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2023. 10. 31. 초격차 by 권오현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2018년 9월이므로, 벌써 이 책이 나온 지 5년이 지났다. 당시 나 또한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려고 했지만, 당시 너무나 많은 일들에 휩싸여 제정신이 아니었으므로 나에게는 너무나 대단해 보이기만 하는 국내 최대, 최고 기업 삼성전자의 CEO의 이야기는 정말 남의 이야기로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뜻밖에 기회에 이 책을 읽어야 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만난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의 지혜와 조언은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리더, 조직, 전략, 그리고 인재의 네 가지 테마로 기업 경영 및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대한 내용을 다룬 이 책은, 제목에서 흔히 유추하는 '품질 제일 주의, .. 2023. 10. 28. ある日突然40億円の借金を背負う―それでも人生はなんとかなる (어느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 by 湯澤 剛(유자와 쓰요시) 인생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시련과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불운한 사건이라면 시간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잊혀지겠지만, 때로는 장기간에 걸쳐 영혼을 갉아먹고, 평온한 일상을 박탈하거나 파괴하고, 깊은 절망을 주는 길고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평범함의 영역을 완전히 뛰어 넘는 이러한 고통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인간이 어떻게 이를 극복해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에 나는 깊은 흥미를 느낀다. 용감한 삶에는 필연적으로 시련과 고통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더욱 이러한 이야기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우연히 만나게 된 대학 선배로부터 소개를 받게 되어 읽게 되었다. 만족스럽고 안정적일 뿐 아니라, 보람까지 있었던 샐러리맨 생활을 보내던 저자는, 저자의 부.. 2023. 9. 15. 태양을 훔친 여자 by 설송아 북한을 배경으로 한 소설 중에 이전 스타 소설가 장강명님이 쓴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소설이 있었다. 읽을거리로써도 매우 재미있었고, 늘 가까이 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북한에 대해 여러 상상과 생각을 해 보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2023.06.19 - [Book Reviews] - 우리의 소원은 전쟁 by 장강명 우리의 소원은 전쟁 by 장강명 이 책을 만나게 된 경위 역시 특별하다. 먼저 작년 말 우연히 알게 된 한 업계 선배가 이 책에 대해 facebook에 포스팅 한 것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주 함께 술을 마신 학교 동아리 onlight.tistory.com 하지만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태양을 훔친 여자'는 위 '우리의 소원은 전쟁'보다 훨.. 2023. 6. 19. 열대야 by 이인열 진실한 이야기의 힘이 담긴 위대한 소설이다. 나는 앞으로의 소설 문학은, 이런 이야기들이 주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영상 매체의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진 세상에서 상상력만으로 쓴 관념적인 이야기는 더 이상 감동을 주지 못한다. 또한 모두가 바쁘고, 다양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확인되는 현재, 아직까지 소설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 결국 작가 개인의 깊은 경험과 철저한 취재에서 나오는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공유'와, '그 현실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힌트/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데 있다고 믿는다. 소설이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는 것으로 경쟁한다면 영화/웹툰/만화/애니메이션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소설이 그저 인간의 감정이나 풍경을 묘사하는 예술적 수단 혹은 .. 2023. 6. 19. 우리의 소원은 전쟁 by 장강명 이 책을 만나게 된 경위 역시 특별하다. 먼저 작년 말 우연히 알게 된 한 업계 선배가 이 책에 대해 facebook에 포스팅 한 것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주 함께 술을 마신 학교 동아리 후배가 장강명 소설가의 소설이 매우 재미있다는 추천을 해 주어서 당장 읽어 보기로 결심했다. 안그래도 지칠때면 언제나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어지기 때문에,1년에 항상 한 두번은 한국 현대 소설이 엄청 읽고 싶어지는 시기가 있는데, 이런 타이밍도 딱 맞아 떨어졌다. 당장 도서관으로 가서 이 책을 빌렸고, 그 다음날에 이 두꺼운 소설을 모두 읽어 버렸다. 이 책의 배경은 북한의 김씨왕조가 무너져 내린 후, 한국 및 UN에 의해 세워진 과도정부가 북쪽에 들어오게 된 가까운 미래이다. 혼란스러운 상황 하에서.. 2023. 6. 19. 캐치22 by 조지프 헬러 (안정효 옮김, 민음사) 이 책은 1961년에 쓰여졌기 때문에 아쉽게도 내 나름의 '고전' 카테고리에는 넣을 수 없었다. '고전'에는 출간된지 100년이 넘은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감동과 위로, 그리고 교훈은 정말로 압도적이다. 이 책이 앞으로 수십년을 더 버티고 100년을 넘기는 책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이순간, 이 소설의 무게와 가치는 여전히 찬란하다. 혹시 누군가 진지하게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사회 초년생 독자가 있다면,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함께 이 '캐치-22'를 추천해 줄 것이다. 1969년에 쓰여진 Kurt Vonnegut의 명작 Slaughterhouse-Five (제5도살장)와 비슷하게, 이 책 또한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전쟁 속.. 2023. 6. 16. 아Q정전 - 루쉰 소설선 by 루쉰 (전형준 옮김, 창비)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이 책을 산 것은 아마 15년 정도 전일 것이다. 몇 번 이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도무지 재미도 없고 어지러워서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문득, 홀린 것처럼 방 한 구석의 책꽂이에서 이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책꽂이에서 노랗게 변색된 이 책을 찾았을 때, "와... 다행히 안버리고 있었네"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는 10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나는 대표작이자 표제작인 아Q정전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광인일기, 쿵이지, 약, 고향... 이렇게 실린 순서 대로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Q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세월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사실 그다지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어간다. 가끔 아름다.. 2023. 6. 16.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