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7 沧浪之水 (창랑지수) by 阎真 (옌 쩐) 중국사회에 대해 알아갈수록 중국문화가 한국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언어도 민족도 무척 다르지만, 분명히 한국과 중국은 오랜 역사적, 사상적 교류로 인해 매우 유사한 문화적 공통성을 보이게 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창랑지수는 자본주의화 되는 중국 사회에서 한 개인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다. 권력과 돈이 어떤식으로 중국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는지, 그 안에서 중국인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순수한 이상을 가졌었으나 결국 세상의 매정한 논리에 순응하여 살게 되는 주인공 지대위의 일대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돈과 권력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너무나도 우리 한.. 2023. 3. 27. Capitalism and Freedom (자본주의와 자유) by Milton Friedman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의 위대한 저작. 이 책은 경제학 관련 서적이라기 보다는 한 편의 철학 서적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철학 서적과 달리 이 책은 철저히 실제 이슈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으며, 사변적인 논의가 아닌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로 우리를 설득한다. 밀턴 프리드만은 분명하게 ‘자유’의 보장과 확보야말로 우리가 가장 행복하고 효율적인 사회 및 경제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주장한다. 오직 자유만이 번영과 창의의 진정한 동력임을 여러 가지 예시를 통해 보이며, 따라서 경제 주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시장경제가 다른 그 무엇보다 우월한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음을 힘주어 말한다. 아울러 그는, 경제적자유와 정치적, 시민적 자유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2023. 3. 27. 아몬드 by 손원평 베스트셀러의 힘은 위대하다. 결국 유명한 걸로 유명해지는 단계에 까지 오르면, 결국 그 자체만으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반응하는 문학이란 무엇일까, 이런 궁금함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사실 베스트셀러를 폄하하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나는 예를 들어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코가 후미타케)' 라던지, '칼의 노래 (김훈)' 이런 베스트셀러도 거의 맨 마지막으로 사서 읽어 보곤 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나 또한 베스트셀러는 오히려 피하는 성격이라 아직도 '7년의 밤 (정유정)' '언어의 온도 (이기주)'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등은 아직 손을 못대고 있지만, 역시 언젠가는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 '아몬드'는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 alexithymia.. 2023. 3. 14. 人間失格(인간실격) by 太宰治(다자이 오사무) 언젠가는 무척 진지한 자세로 이 책을 읽을 날이 올 줄 알고 있었다. 그런 만큼 기대도 컸다. 분명히 이 소설 안에는 '내'가 있을 것이라고 마음대로 기대했다. 위로받고 싶었다. 이 소설을 읽기도 전에 나는 이미 이 소설을 좋아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위로' 이상이었다. 오히려 '칭찬' 이었다. 주인공 요조(大庭葉蔵)에 비하면 나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자, 그의 두려움이 되는 '人間'인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조의 이야기에 동감하고 때로는 요조의 태도에 가까워지는 스스로가 너무나도 두려운 '사람'이었다. 분명 나는 요조와 비슷한 면이 많지만, 요조에 비하면 나는 정말로 행운아다. 비슷한 이유로 상처받지만, 상처에 대한 해결책이 너무나 달랐다. 나의 경우에는, 순전히 운에 의해서, 요조와는.. 2023. 2. 13. 만화 인간실격 by 이토 준지 (伊藤潤二) 이토준지의 만화로 '인간실격'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그 직후, Audible에서 낭독판을 사서 차를 운전하는 동안 다시 이 작품을 들었다. 10년전에 한 번 이 소설을 읽은 적이 있지만, 그 떄는 이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정말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감상해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진정한 명작이란 이런 것이겠지. 아름다운 동시에 무섭다. 솔직하고 주저가 없다.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은 부분을 굳이 들추어 보여 준다. 알아도 말하려 하지 않는 것, 또는 말할 능력이 없는 사람만이 알아 왔던 것을 폭로해 버린다. 진정으로 박력 있는 작품이면서, 섬세하게 짜여진 작품이다. '소설'이란 것이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이 작품은 증명해 준다. 사람은 누구라도 '.. 2023. 2. 13. 호암자전 by 이병철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가장 기쁠 때는 한국어로 된 훌륭한 책을 읽을 때이다. 이번에 읽은 호암자전은 2020년대 들어서 읽은 모든 책 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 중에 하나였다. 이 정도로 흥미롭게 읽은 책을 또 하나 굳이 꼽자면 마리오 푸조 (Mario Puzo)의 The Godfather (대부) 소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얼마전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가 계기가 되었다. 드라마 자체는 유튜브에 올라온 몰아보기 콘텐츠로 주마간산 식으로 보았지만, 나 역시 배우 이성민씨가 연기한 순양그룹의 진양철 회장이라는 인물에는 깊이 매료 되었다. 그리고 이 진양철 회장의 모델이 된 사람이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점에 가서 충동적으로 이병철.. 2023. 2. 12. 대만은 왜 중국에 맞서는가 by 뤼슈롄(呂秀蓮) 양안문제 - 즉, 중국과 대만의 갈등에 대한 문제- 는 현재 내가 가장 관심있어하는 지정학 이슈다. 가까운 미래 미중 패권전쟁의 핵심 주전장이 바로 대만이 될 수 있고, 이건 당연히 대만과 중국, 미국과 중국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동아시아의 한반도, 일본열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정학을 다룬 여러 대중 서적에서 전문가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주요 지정학적 문제로 중국과 대만의 양안문제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또는 NATO로 상징되는 서방) 문제가 있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또는 NATO)와의 관계는 장기적 전면 전쟁이라는 양상으로 터져 나온 만큼, 이 중국과 대만의 문제 또한 지금처럼 휴화산인채로 멈추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 또한 너무나 나.. 2023. 2. 3.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by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가 젊은 시절에 쓴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참 특별한 작품이다. 착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가졌고, 매우 지적이지만 순수하고 낭만적인 영혼을 가진 주인공 베르테르가 사랑해서는 안될 유부녀 샤로테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겪는 격정과 절망을 애절한 편지 형식의 글로 묶은 소설이다. 호메로스를 즐겨 읽고 신분과 재산보다는 인간 그 자체를 보려고 하는 주인공 베르테르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이지만, 스스로가 세상에 의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이다. 그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를 도와주고자 여러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일자리를 주선하여 주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모두 덧없고 불만족스럽기만 할 뿐이다. 그는 평민은 아니기에 소박한 평민들과도 거리를 두어야 하고, 하급귀족이기에.. 2023. 1. 15. ある男 (한 남자) by 平野啓一郎 (히라노 게이치로)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작가는 익히 알고 있었다. 미남, 엘리트 작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리고 문학으로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벌고, 미인 모델과 결혼한 것도 어디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면서, "음 역시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거로군", 하면서 감탄하였다. 나는 이전에도 한 번 히라노 게이치로의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었다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本の読み方'라는 책이었다. 급하게 책을 다독하지 말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라고 하는 그의 '슬로우 리딩'이라는 조언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 이후 특히 문학작품을 읽을 때에는 이 방법을 적극 이용하곤 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소개로 읽게 되었다. 나는 책 추천 받는 것을.. 2022. 12. 24.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