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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s

第七天 (제7일) by 위화 (余华)

by FarEastReader 2025.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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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의 소설을 중국어로 읽었다. 처음에는 촌스럽고 재미 없는 중국 소설일거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읽고 난 후에는 완전히 감상이 바뀌었다. 죽음을 전제함으로써 삶을 반추하는 형식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꽤 익숙하다. 예를들어, 수전노 스크루지가 죽은 친구의 유령에게 인도되어 죽음을 간접 체험하면서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되는 찰스 디킨스의 명작 '크리스마스 캐롤'도 이러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 제7일 역시 식당 내 폭발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한 남자 (양 페이)가 저승에서 보내게 된 7일 동안 자신의 전처, 양아버지, 이웃에 살던 어머니와 다름없던 중년 부인을 만나고, 또 자신의 죽음을 전후하여 죽음을 맞이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살던 중국 사회를 되돌아보게 된다.

 

죽은 후에도 여전히 생전의 삶과 가치관을 버리지 못하는 망자들과, 이들이 영원한 안식에 들기 전에 머무르는 중간계에서 주인공 양페이가 경험하는 것은 생전의 사회와 인간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다. 자본주의에 따라 돈이 있으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빨리 안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생전의 권력관계나 인간관계의 모순도 그대로 이어지고, 생전의 인격과 특징이 유지된 채로 중간계에 거주할 수 있다. 무언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거나 미련이 남은 자들은 영원한 안식을 얻지 못한 채 (또는 이를 거부한 채) 계속해서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자체가 우연히 주어진 것이라면, 죽음 역시 우연히 주어지게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살의 경우는 좀 성격이 다르겠지만, 자살에 이르게 되는 계기도 결국 여러 우연이 겹치고 겹쳐 사람을 궁지에 몰아 가게 되는 만큼 이 또한 우연과 운명의 변주곡이라는 결론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중국 사회의 소외된 구석과 무책임하고 무신경한 모습을 너무도 담담히 드러낸다. 오히려 사후세계에서 바라보고 나서야 그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는 중국사회, 아니 인간사회의 악다구니가 정말 부질없게만 느껴진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구질구질하고 못나게 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재차 느낀 것은, 중국 사회에 대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다. 중국은 분명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고, 중국 사회는 분명 부정직과 배금주의가 만연하며 인간 존중이 상실된 극단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는 매우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 정말 소박하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욕심없이 살아가는 조용하고 순종적인 대중이 정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하며, 이들 역시 하나의 카테고리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중국이 수많은 모순의 존재와, 공산당 1당 독재 상황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저력을 갖추어 나가며 거대 경제를 이루고 굴기를 이루어 나가는 것은 바로 눈에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착한 소시민이 대량 존재하고 있는 점에 기인하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 보았다.

 

중국인과 중국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미워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자신들을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중국 사람들의 존재에도 감탄을 하게 되고, 또 조용하고 묵묵히 현실을 견디는, 희생적이고 순종적인 중국인들의 존재를 의식하면서 다시금 중국 사회의 저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삶과 인생에 대해서는 물론, 중국인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짧고 부담없는 이야기이고 흔히 소개되는 중국 소설과 달리 문화대혁명이나 식민지배 시절의 암울한 중국이 아닌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글이다. 위화 작가의 작품에 입문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읽어 볼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

(중국어 번역: 中文翻译)

 

我读了余华的小说中文版。起初,我以为那不过是一本土里土气、无聊乏味的中国小说,但真正读完之后,我的感受完全改变了。通过“以死亡为前提来反思人生”这一形式展开的故事对我们来说并不陌生。比如,查尔斯·狄更斯的名作《圣诞颂歌》中,吝啬鬼斯克鲁奇在已故朋友的幽灵引导下,间接体验死亡,并由此观察他人的生活,从而反思自己的人生,这就是一个典型的例子。

 

《第七天》也是如此。故事讲述了一个因餐馆爆炸事故而死亡的男子(杨飞),在阴间度过的七天里,他遇到了前妻、养父、邻居中如母亲般的中年妇女,以及围绕自己死亡前后死去的各种人。通过这些相遇,他开始回顾自己的人生和所生活的中国社会。

 

即便死后,亡灵们仍无法舍弃生前的生活方式和价值观。在进入永恒安息之前所滞留的中间世界中,主人公杨飞所经历的一切,与生前的社会和人际关系并无太大差别。根据资本主义逻辑,有钱的人在阴间也能享受更好的待遇,并更快进入安息。生前的权力关系和人际矛盾延续至死后,个性与特征也依旧保留在中间界。那些心中尚有遗憾或未完成使命的人,无法获得永远的安息(或主动拒绝安息),只能继续徘徊。

 

如果说“我们自身的存在是偶然赋予的”,那么“死亡”也可以说是偶然降临的。虽然自杀情况略有不同,但推动一个人走向自杀的契机,往往也是诸多偶然因素叠加的结果,因此也难以摆脱“偶然”与“命运的变奏曲”的结论。

作者以极为平静的笔调揭示了中国社会被边缘化的角落,以及其中冷漠与不负责任的一面。反而是在死后从另一个世界回望,才真正意识到这一切的虚无。中国社会——甚至整个人类社会的挣扎、混乱,看起来是如此的徒劳无益。我们究竟为何非要如此卑微而丑陋地活着呢?

 

读这本小说的过程中,我再次意识到我们常常忽略的一个事实:尽管中国社会问题重重,确实充斥着不诚实与拜金主义,人与人之间失去了应有的尊重,社会矛盾尖锐且极端——这些都无法否认。但我们忽视的一点是,尽管如此,中国依然存在着无数诚实善良的人们,他们朴素、勤劳、不贪婪,默默过着顺从的生活。他们构成了中国社会中不可忽视的一类群体。或许,正是因为有如此庞大的善良小市民群体的存在,中国才得以在种种矛盾和一党专政的体制下,仍展现出巨大的潜力与崛起的力量。我再次陷入思考:也许,中国之所以能够发展成为如此庞大的经济体,正是因为这些不显眼却极其重要的普通人。

 

对中国人和中国抱有偏见、产生厌恶是容易的事。但每当读到这样的小说,我总会被那些能够直面自我的中国人所折服,同时也会意识到,那些默默忍耐现实、牺牲奉献且顺从安分的中国人,也确实存在,并由此再次思考中国社会的深层力量。

 

这是一部不仅让人思考人生,也让人重新认识“中国人是怎样的存在”的小说,非常引人入胜。它篇幅短小、阅读轻松,而且背景设定在现代中国,而非文化大革命或殖民时代的黑暗岁月,因此比一般介绍的中国小说更容易让人产生亲切感。如果你想入门余华的作品,我认为这本是最值得首先阅读的一本。

 

 

 

《第七天》 by 余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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